소농 7기와 함께한 시농제 이야기

소농 7기와 함께한 시농제 이야기

소농7기 신혜영 2016.3.23

 

3월 19일 정말 따뜻한 햇살이 비추던 봄날, 봉소골에서 이웃의 농사짓는 분들과 모두 모여 시농제를 지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지내는 시농제인데, 앞으로는 매년 지내게 되겠지요? ^^

우리 소농7기는 오전에 모종 키우기 강의와 실습을 하고 즐겁게 점심을 먹고 작년에 채종을 위해 묻어둔 배추, 무, 당근을 공동밭 가장자리에 심어주었어요. 그리고 3시 무렵에 갈치저수지에 이웃의 농부님들과 가족들이 모두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2주 전부터 친구에게 시농제를 하니까 놀러오라고 자랑을 했더니 과천에서 친구도 왔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면 어디로 가야 하냐고 묻길래 음악소리를 따라오라고 했어요. 히히. 어렸을 때 몇 번 들어본 것을 빼면 이렇게 가까이서 풍물패와 함께 노는 것은 거의 처음이라 몸이 어색하기 짝이 없네요. 교장샘이 아니 왜 이렇게 뻣뻣해~ 하십니다. 그래도 저는 이게 최대한으로 흥을 내는 것인데~ 햇살도 좋고 기분도 좋고 올해 농사 재밌게 잘 지을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뭉글뭉글 솟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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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모여 우리가 농사짓는 논과 밭을 돌기 시작했어요. 덩실덩실 풍물패의 장단에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아 그리고 밀밭에 들어가 밀을 밟아주는데, 겨울에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빈 공간이 많아진 흙을 다져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한참 꾹꾹 밟고 있는데 한 고랑에 있는 밀들이 거의 말라있더라고요. 감나무골 모종 선생님이 모로코 밀을 처음 심었는데 말라버렸다고 하시네요. 모로코면 무지 따뜻한 나라 아닌가요? 우리나라가 거기에 비해 너무 추워서 얼어 죽었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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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독대를 지나고 소나무를 지나 소농 7기가 농사를 지을 밭까지 한바퀴 돌고 귀농운동본부 앞으로 돌아와 시농제를 올렸습니다.올해 풍년 들게 해주세요~ 절을 몇 번 하는 것인지 잘 몰라서 한 번만 했습니다. 헤헤…아까 세수를 깨끗이 한 돼지님이 웃고 있네요. 저도 웃음이 납니다.

시농제에는 개울건너밭, 감나무골의 우리 동네 농부님들, 논학교와 한살림 쌀한톨, 우리씨랑 선배님들과 젊은 농부들로 이뤄진 영감의 세계(맞나요? ㅎㅎ), 대야미 마을 협동조합 분들이 함께 하셨습니다. 오늘 시농제에 기운을 팍팍 넣어주신 풍물패 따랑의 모든 분들 정말 멋졌어요! 아, 농사보다 노는 것에 더 마음이 가네요.. 근데 몸치에 음치이자 박치인 저는… 일단 농사부터 열심히 지어야겠지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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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를 지내고 풍물패 따랑과 같이 올해 풍년이 들고 액운은 멀리 가기를 빌며 한참 놀았습니다. 그리고 다 같이 교육장으로 가서 맛난 음식과 막걸리를 나누며 뒷풀이를 했습니다. 너무 많은 분들이 모여서 조금 정신이 없었지만, 정말 오랜만에 이런 잔치에 와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릴 적 외할머니 집에 온 기분이었어요~ 너무 신이 나게 막걸리를 많이 마셔서 그 이후에는 뭘 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ㅠ_ㅠ 농사일지를 썼던가..

시농제로 농사를 시작했으니 이제 열심히 재미나게 심고 키우는 일이 남았네요!

올해 소농 7기와 이웃의 모든 분들 풍년이 들기를 기도합니다.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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