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메농장을 다녀와서

아카메농장을 다녀와서

 

(아카메 견학 후 9월에 활동소식으로 올렸던 글입니다.)

 

무덥던 여름을 지나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가을이 왔습니다. 여름 내내 무섭게 자라던 풀도 어느새 기운을 잃은 듯 합니다. 소농학교에서는 추석 전 논둑풀매기를 며칠 전에 마무리하였습니다. 아마 소농7기가 하는 마지막 논둑풀매기 일 듯 합니다. 여름 내내 풀과 씨름하였던 게 바로 어제 같은데 마지막 풀매기라니 시원섭섭… 음… 아니 시원합니다. 하하

 

소농학교에서는 논도 밭도 손제초를 합니다. 밭은 풀멀칭을 해서 손을 덜기도 합니다. 그래서 풀이 왕성한 한여름의 농사일 대부분이 풀매기입니다. 단순하고도 품이 많이 드는 일입니다. 때때로 학생들이 교육과정에서 풀매기를 꼭 해야 하는가 질문을 합니다. 예초기를 써서 시간을 좀 덜자 제안을 하기도 하구요. 올해는 교육시간 내에 손이 닿지 못한 곳을 주중 당번들이 예초기 작업을 하는 것으로 진행을 하였습니다. 최소한의 농기구를 사용하여 농사짓자는 소농학교의 방향성에 맞추어 최선의 방법을 찾아보고자 하였고… 그러던 차에 지난 8월 중순, 아카메농장 견학을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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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메농장은 26년전 가와구치 요시카즈 선생의 밭을 견학하던 모임에서, 실제로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지어보고 싶다는 제안을 받아 시작한 것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또한 토요일마다 농사방법을 알려주고 아카메농장의 원칙에 동의하면 무료로 농사지을 수 있는 배움터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가와구치 선생은 지속가능한 농업으로서 자연농법의 가치를 이야기 합니다. 인류는 현재 기계와 화학제품에 의존하는 농업에 기대고 있고 본인 또한 20년 관행농업을 하다 자연농 방식으로 전환하였다고 합니다. 무경운, 무비료, 손제초를 하며 먹을 것을 확보할 수 있어야 자연을 오염시키지 않고 땅을 죽이지 않는 지속가능한 농사를 지을 수 있으며 농부와 소비자 모두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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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메농장에서 주로 쓰이는 농기구는 부추낫, 네모모양의 괭이, 삽입니다. 부추낫은 풀을 맬 때 주로 쓰이고 허리끈에 매달아 다니는 모습을 자주 보았습니다. 네모모양의 괭이는 골을 내고 구덩이를 팔 때나 땅을 다질 때 쓴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부추낫을 사용해보았더니 상시적으로 갈아줄 필요가 없고 톱날이 있어 날선 낫에 비해 안전하다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개인적으로 부추낫과 조선낫을 들고 나가 풀매기를 합니다. 견학을 갔던 날은 예초기가 동원이 되었는데요. 일주일에 한번만 모이기에 관리를 상시로 하기 어려워 주로 다니는 길 위주로 예초기를 이용해 풀매기 작업을 하였습니다. 구성원 중에 몇 분이 본인 소유의 예초기를 가져와 지원자와 함께 땀 흘리며 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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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는 강습회를 통해 논과 밭의 실습을 진행하며 농사짓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나카무라선생이 설명을 하면 활동가 7~8명이 실제 작업을 하며 시범을 보여줍니다. 논에서는 풀매기, 물관리 등에 대해 설명하고 밭에서는 계절에 맞는 씨앗을 심고 관리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는데, 씨앗이 들어갈 부분만 풀을 매고 꼭 제초를 해야 할 곳은 풀을 뿌리째 뽑기보다는 잘라서 덮어주었습니다. 8월 뜨거운 햇살아래 활동가와 회원모두 진지한 자세로 강습회에 참여하였습니다. 이렇게 배운 후 각자의 논밭에서 직접 실습을 하는데 개인 논밭을 돌며 조언을 주기도 합니다. 주중에 오는 회원도 있지만 주로 일주일에 한 번 와서 자율적으로 농사짓는 곳이라 관리가 잘 된다거나 소출이 많거나 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자연과 생명을 존중하는 방식의 농사법을 배우고 실천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행위자체가 배움이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이렇듯 아카메의 활동가와 회원들은 공동작업, 실습, 대화, 실전이라는 4가지 범주의 활동등을 통해 아카메에서의 경험을 배움의 영역으로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공동 작업을 통한 배움입니다. 풀매기를 하고 외벽과 원두막 등을 만드는 등 농사 뿐 아니라 다양한 일을 자발적인 신청을 받아 함께 합니다. 이런 작업을 통해 함께하는 일을 경험하며 배웁니다. 두 번째로 일요일 오전에 실습 밭에서 자연농의 가치에 맞는 농사법을 배웁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배우듯 숙련된 사람을 통해 작업방식, 작물을 대하는 자세, 다른 이들과 작업하는 모습들을 보며 배웁니다. 세 번째로 토요일 작업 후, 다 같이 산장에서 저녁을 먹고 대표인 나카무라선생과 함께 자연농법, 삶에 대한 인식들을 깊게 하는 대화의 시간을 갖습니다. 농사를 지으며 농작물을 손에 얻는 것만이 행복이 아니고,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에 대해서 자신의 인식을 깊이 있게 만들어 가고 어떻게 살아가야 되느냐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네 번째로 이런 배움을 각자 분양받은 논, 밭에서 적용하며 실전에 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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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하는 소농학교와 아카메농장은 경운과 무경운, 공동농사와 개인농사의 비중, 학교틀 유지여부, 운영주체의 구성 등의 차이점을 보이지만, 생태가치를 지향하고 지속가능한 농사를 실천하고자 하는 배움터로서 동일한 가치지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시대의 대안이 되는 농사를 짓고 그 가치를 삶에 새기고자 하는 지점에 크게 닮아있습니다. 이번 견학을 통해 자연농과 아카메농장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히고 소농학교와의 방법론적 접점을 찾아보고자 하였는데요. 귀농운동본부의 지향점에 부합되고 자립하는 소농학교의 교육내용에 도움에 될 만한 내용을 논의하고 실행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더욱 더 알찬 내용을 과정에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일교차 큰 가을 날씨에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바라며, 관심과 후원에 고마운 마음 함께 드립니다.

 
자립하는 소농학교 담당활동가 한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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